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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13.동물의 사상-태양체[서울일보 2010.11.02기고] 이병삼 원장

 

13.동물의 사상-태양체
<서울일보11월02일자 신문기사 18면 pdf 파일로 보기>


오늘부터는 동물의 사상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태양체의 타고난 성품은 항욕진이불욕퇴(恒欲進而不欲退)라 하여 항상 앞으로 나아가려하지 좀처럼 물러서지 않습니다. 에너지의 기운이 머리와 목 쪽으로 몰려서 고개를 치켜들고 허리부위를 낮춥니다. 또한 청각이 발달되어 있으며, 폐에서 기운을 뿜어내어 흩트리는 기운이 강합니다. 사슴과 소가 대표적인 태양체 동물에 해당됩니다.
[사진] 태양체 동물인 사슴과 소, 가운데는 녹용의 절단과 가공 과정

특히 사슴의 뿔은 한약재로 녹용(鹿茸)이라하여 양기(陽氣)와 음혈(陰血)을 보하는 대표적인 보약재로 쓰입니다. 봄의 3개월동안 1미터 이상을 자랄 정도로 엄청난 성장속도를 자랑하여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많이 쓰입니다. 또한 목이 긴데, 그 위로 뿔이 나고, 중력을 거슬러 뿔에까지 피를 뿜어올리는 힘은 태양체의 기운을 대표하기에 충분하여 기가 약한 사람들에게 주로 사용됩니다. 왕성하게 혈액을 만드는 조혈기능은 빈혈이나 산후조리 등 혈액관련 질환에 녹용을 쓰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녹용의 산지가 여러군데가 있지만 특히 추운지방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러시아산을 “으뜸 원(元)”자를 써서 원용(元茸)이라 칭하는 것은 극한의 추위를 이기며 자라는 양의 기운을 으뜸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소는 보통 듬직하고 느린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싸움소나 숫컷에서 볼 수 있듯이 진취적이고 저돌적인 면도 있습니다. 또한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구워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소는 지방이 적고 양기가 강하여 불을 가하면 금방 마르고 타버립니다. 돼지고기가 아무리 비싼 나라에서도 말려서 육포로 가공되는 것은 쇠고기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만큼 소는 건조하고 열하며 양의 기운이 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같이 태양체 동물은 대개 목이 길고 뿔이나며 건조하고 열한 양의 기운이 강하여 몸의 기운이 자꾸 움츠려들기 쉬운 태음인에게 가장 적합합니다. 태음인의 허하고 찬 증상을 치료하고 몸을 보하는 데 녹용이나 쇠고기를 으뜸으로 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결핵의 후유증이나 폐나 기관지가 허하여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만성 기침을 하는 등 폐질환에 아주 좋습니다. 또한 순환혈액량이 적어서 생리혈이 적거나, 생리주기가 늦어지거나, 손발이 차거나, 혈색이 없고 어지럽거나, 출산후에 혈액을 보강하고 원기의 회복을 돕는데도 많이 유용합니다. 기타 태음인의 만성소모성 질환이나 허한 증상을 보하는 목적으로 태양체 동물이 주로 응용되어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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