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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3.체질의 유전과 불변의 법칙[서울일보 2010 8.10 기고] 이병삼 원장

 



3. 체질의 유전과 불변의 법칙
<서울일보 8월 10일자 신문기사 18면 pdf 파일로 보기>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만이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사상체질도 이 법칙에 적용을 받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상체질은 부모로부터 유전하며, 한번 타고난 사상체질은 평생동안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사상체질이 변하는 것이 아니고 몸의 건강상태가 바뀌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체질이 변했다”고 말하는 것은 알레르기 체질, 알카리성 체질, 산성체질, 건강체질, 허약체질 등이 개선되거나 나빠지거나 다른 상태로 변화한 것을 지칭할 뿐이다.

체질의 유전법칙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만약 부모중에 태양인과 태음인이 있다면 그 자녀는 태양인이나 태음인의 둘 중 하나로 결정된다. 절대로 소양인이나 소음인이 나올 수 없다. 그런데 태양인으로 태어난 사람이 급박하고 거친 마음을 조금 누그러뜨려 양적이되 밝고 활동적이며 경쾌한 정도의 소양인의 기질 정도로 보일 수도 있다. 또한 태음인으로 타고난 사람도 섭생을 잘 하지 못하여 에너지의 준위가 더 떨어져서 음화되면 손발이 차고, 추위를 타고, 소화흡수가 잘 안되는 등의 소음인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이 주가 되어 자칫 소음인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태양인 체질이 소양인으로 변하였다거나, 태음인 체질이 소음인으로 변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영성이 가장 뛰어난 존재이다. 따라서 사회화의 과정에서 꾸준히 자신의 타고난 품성의 약점을 보완하려 노력한다. 또한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처한 환경에 의하여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양적인 성향을 가진 태양인이나 소양인이 종교를 통하여 깨달음을 얻거나 수양을 하면서 음적인 경향을 띄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음적인 성향을 가진 태음인이나 소음인의 경우에도 대학에 입학하거나, 군대 생활을 경험하거나, 취직을 하고난 뒤에 맡은 보직에 따라서 진취적이고 적극적이며 활달한 양인의 성향을 닮게 된다. 따라서 체질을 파악할 때는 원래의 타고난 성품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현재 상태의 감정표현을 자신의 타고난 성품으로 오인하여 체질 판별을 그르치게 된다.

또한 몸 상태도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인삼과 홍삼은 몸이 찬 사람에게 좋다. 하지만 평소에 이러한 더운 성질의 음식이나 약물을 잘 먹던 사람도 어느 순간 두통이 생기고 어지럽고 열감을 느낄 수도 있다. 체질을 불문하고 수분이 줄어있는 상태에서 열이 들어가면 이러한 부작용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삼 홍삼이 잘 맞던 소음인 체질에서 그렇지 않은 다른 체질로 변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단지 몸의 건강상태가 바뀐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감정표현의 경향성에만 매몰되거나 특정한 시점에서의 음식이나 약물의 반응에만 구애 받는다면 절대로 정확한 체질을 알아낼 수 없다. 체질의 유전법칙을 염두에 두고 타고난 품성과 장기간의 객관적인 몸의 반응을 잘 관찰해나간다면 체질에 대한 가계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준비는 이미 다 갖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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