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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목소리 (강서양천신문 기고 2008.10.6)

 

사람의 목소리는 얼굴의 생김새만큼이나 각자 다양하여 성문(聲紋)이 지문(指紋)과 함께 특정인을 동정(同定)하는데 사용되곤 한다. 소리의 높이는 성문(聲門)이 개폐되는 빈도에 따라 결정되며 성대의 긴장도, 길이, 두께와 깊은 관련이 있다. 통상적으로 남성의 성대는 굵고 길어 진동수가 적기 때문에 목소리가 낮고, 어린이와 여자는 가늘고 짧아 진동수가 많아 높은 소리를 내게 된다. 성악을 하는 사람들도 목소리의 범위로 소리의 종류를 구별하여 남성에서는 베이스, 바리톤, 테너로 여성에서는 알토, 메조소프라노, 소프라노로 나누기도 한다. 

누구나 태어나면서 듣기 좋은 목소리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관리 여하에 따라서 음질에는 상당한 차이가 생기게 된다. 목소리를 내는 데는 폐, 기관, 후두, 성대, 인두(咽頭), 코, 입, 입술이 작용을 하므로 목소리의 질 또한 그러한 기관들의 건강상태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특히 방송인, 가수, 교사, 강사, 목사, 상담직 등 목을 많이 쓰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각별히 목을 관리하지 않으면 목소리가 변질되고 회복하지 못하여 정작 중요한 시점에서 큰 낭패(狼狽)를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부분 모든 사람들이 과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목터지게 응원을 하며 소리를 지르거나, 감기 등을 앓고 난 후 목이 쉬거나 전혀 말을 할 수 없는 경우를 한두 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심(心)은 성음의 주인이고, 폐(肺)는 성음의 문(門)이며, 신(腎)은 성음의 뿌리라고 한다. 심은 어떤 말을 할까에 대한 구상과 자율신경의 통제를 통한 성음의 구성, 발성을 주관하는 각 기관으로의 혈액의 추동을 담당하니 그 주인이 될 만하고, 폐와 신은 호흡으로써 기의 출납(出納)을 관장한다. 풍한(風寒)이나 풍열(風熱)에 상하여 급격한 기침으로 목이 쉬거나, 만성적인 병의 상태에서 기혈이 허하고 심신의 기초물질인 정(精)이 상하여 오래된 기침으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은 경우도 있다. 또한 후두의 염증이나 성대의 결절이 있어도 목이 아프고 잠기며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한다. 과음하여 자주 토하거나, 위장의 기능이 약하거나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으로 인하여 과도하게 발생한 위산이 역류하여 식도 부위에 염증, 게실, 낭종이 생겨도 목에 통증과 이물감을 초래하며 목이 잠긴다. 부비동염(축농증)이나 비염, 용종 등에 의하여 코 속의 공기의 흐름이 좋지 않아도 콧소리가 난다. 턱관절 장애에 의하여 입모양이 변하거나 구안와사에 의하여 입술이 잘 닫히지 않아도 좋은 소리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과로를 피하고 목을 최대한 아끼며, 목을 많이 쓰고 나면 모과 박하 석창포 도라지 꿀 등에서 자신의 체질에 맞는 따뜻한 차를 선택하여 성대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장기간 목소리에 이상이 있다면 발성기관에의 검사와 진단으로 그에 맞는 치료를 받아 순환혈액량을 충분케하여 점막이 항상 윤기(潤氣)와 적당한 긴장도를 유지한다면 누구라도 항상 투명하고 청아한 매력적인 목소리를 뽐낼 수 있을 것이다.

글) "환한 웃음, 밝은 세상" 서울경희한의원 이병삼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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