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보양식 (강서양천 신문기고 2008.6.30)

마른 장마가 계속되며 더위가 한창 세를 과시하고 있다. 더운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 더욱 원기를 상하고 지치기 쉬우니 보양식도 많이 찾게 된다. 보양(保養)의 사전적 의미는 잘 보호하여 기른다는 뜻이다. 우리 몸에 나쁜 기운(사기;邪氣)이 침습하지 못하도록 좋은 기운(정기;正氣)을 잘 길러 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특히 기혈음양(氣血陰陽)의 4가지 요소의 과부족을 진단하여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몸을 갖추는 보양(補養)을 의미한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유독 양(陽)에만 치중하여 보양식(保養食)하면 보양(補陽)과 정력(精力)만을 주로 이야기 한다. 물론 우리의 인구 구성상 체질적으로 음인(陰人)이 많고, 몸이 약한 사람이 주로 양(陽)이 허한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라면 오히려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하여 먹은 보양식이나 보약(補藥), 건강기능 식품 등에 의하여 해를 입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보양식은 여름철에 많이 먹으면서도 유독 보약은 “더운 여름에 땀으로 흘려버리니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여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 날씨가 더워 식욕이 떨어지기 쉽고, 땀을 많이 흘려 탈진상태가 되거나 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충하기 위하여 보양식을 많이 찾듯 보약도 여름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봄가을에 주로 한약을 먹어 왔던 것은 농경문화와 많이 관련이 있다. 옛날에는 겨우내 먹을거리가 변변하지 못하여 영양분의 섭취가 적은데다가 봄이 되면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 하여 허약한 몸을 보할 필요가 충분하였고, 가을에는 여름 내 지친 몸을 추스르고, 추수로 수고로운 몸을 달래며, 기나긴 겨울을 대비하려는 목표가 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주로 봄가을에 한약을 먹어 왔던 것이 여름은 피해야한다로 잘 못 인식된 것 같다.

그리고 보양식이나 보약을 먹으려면 반드시 자신의 체질과 현재의 몸 상태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묻지마” 식 남용과 요용은 오히려 몸의 건강을 해친다. 특히 삼계탕, 오리탕, 보신탕, 흑염소, 추어탕, 장어탕 등 대부분의 보양식은 양기를 돋우는 것에 치중되어 있으므로 체질적으로 화열(火熱)이 많은 사람이 자주 즐기면 오히려 수분과 혈액의 양을 줄여 혈압을 올리거나 시력을 떨어뜨리고 피부질환이나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성질이 차고 지방질이 많은 돼지고기 양고기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이면 선풍기를 끌어안고 살며,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도 아랫배가 차고, 찬 것을 먹으면 탈이 나고, 대변이 무르거나 잦은 사람은 소화기는 냉한 것이니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보양식이 도움이 된다. 몸에 열이 많다 적다의 기준은 소화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정확한 한의사의 진단으로 몸에 맞는 보양식과 보약을 찾아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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