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우유(牛乳)의 득실(得失) (강서양천신문 기고 2008.6.16)

벌써 몇 달째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우유에 대하여도 그 득과 실에 대하여 많은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우유는 완전식품이요, 칼슘의 보고(寶庫)이니 자라나는 성장기 아이들이나 활동량이 적고 햇볕에 상대적으로 노출이 적은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을 위하여 권장하는 식품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유제품은 뼈를 단단하게는 할지언정 뼈를 자라게는 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높혀 여자 아이들에게 초경을 빨리 오게 하여 오히려 성장을 저해시키며, 각종 에스트로겐 의존성 병변으로 알려져 있는 자궁근종, 난소낭종, 자궁내막증, 유방암 등의 발병원인과 악화 요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또한 아토피,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어 그러한 소인이 있는 사람들은 피하라고 권고 받고 있다. 

하여간 우유는 예로부터 좋은 식품으로 여겨져 왔다. 동의보감이나 방약합편에도 허손(虛損)을 보하고 번갈을 멎게 하며, 피부를 윤기있게 하고, 심폐를 기르며, 혈(血)을 자양하는 좋은 재료로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먹는 사람이 아무런 탈이 없이 완전히 분해 흡수할 수 있을 때로 한정된다. 또한 우유를 먹고 설사를 하거나 복부에 불편감이 있는 경우에 유당을 포함하지 않는 우유를 찾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는 비록 탈이 없을지라도 우유를 먹는 의미가 희석되는 셈이다. 그리고 조금씩 먹어서 적응이 된다 해도 완전한 수양성(水樣性) 설사만 안 할 뿐이지 체내에 영양으로 흡수되는 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그냥 위장관을 통과하여 배설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우유를 소화시켜 완전하게 분해 흡수할 수 있는 태음인은 열심히 먹되 다른 체질은 다른 동물의 젖이나 대체 음식을 찾아봐야 한다. 소음인이라면 우유보다는 산양유나 염소의 젖이 좋다. 물론 산양이나 염소의 젖으로 만든 치즈(goat cheese) 또한 권장된다. 우유에 비하여 입자가 작고 셀레늄이 풍부하여 소화흡수에도 용이하고 평소에 잦은 변이나 설사가 있다면 그것에 대한 치료효과도 있다. 염소나 산양은 소에 비하여 더 활동적이고 양기(陽氣)가 세어 그 고기나 젖도 성질이 따뜻하여 비위가 찬 소음인에게 적당하다. 

하지만 산양과 양은 구분해야 한다. 양은 척박한 땅에서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몸 자체에 지방과 수분을 많이 비축해있어 돼지와 같이 매우 차다. 따라서 기운이 상체로 편중되어 있는 태양인이나 위장에 열이 많고 변비 성향이 있는 소양인에게 적당하다. 양인(소양인 태양인)이 우유나 산양유 그리고 그것들로 만들어진 치즈 등의 유제품을 즐겨 먹는다면 변비를 유발하고 몸의 수분과 진액을 고갈시켜 시력의 저하, 아토피, 알레르기 질환, 자궁근종, 난소낭종, 자궁내막증, 유방암 등을 야기할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 중에 영양학적으로 좋지 않는 음식은 단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음식을 먹고 나타나는 반응은 사람마다 각양각색이다. 자신의 타고난 체질과 현재의 몸의 상태에 맞는 음식을 선택하여 먹는 다면 약에 못지않은 효과가 있음을 명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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