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음악과 건강 (강서양천신문 기고 08.04.28)

 

근래에는 음악이나 미술 등의 예술분야가 의학에 접목되어 병의 치료와 예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음악은 이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뱃속 태아의 정서와 감성 발달을 위하여 애용되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태교음악이나 고혈압, 소화불량, 불면증, 불안신경증, 히스테리, 분노발작 등 내과나 신경정신과 영역에 있어서도 마음을 편안히 해주고 심화(心火)를 끄고 상기(上氣)를 내려주는 명상음악은 실생활에서 자주 응용되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한의학에서 소화불량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 중에 간기범위(肝氣犯胃)는 소화효소나 호르몬 분비에 장애를 가져오는 것인데 머리가 어지럽고, 옆구리가 아프며, 쉽게 화를 내고, 가슴이 답답하며, 헛배가 부르며, 신물을 토하고, 위통이 있으며, 음식이 먹기 싫고, 설사를 하는 등의 증상은 위로 치받아 올라오는 간(肝)의 기운이 너무 강하여 위(胃)를 침범하여 발생한다. 또한 동의보감에서도 심(心)은 오장육부 중의 군주(君主)에 해당하여 심에서 신명(神明)이 나오는데 즐거워하거나, 기쁜 일을 만나거나, 날씨가 따뜻하거나, 따뜻한 곳에 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면 위(胃) 속의 원기가 제대로 퍼져 나가게 되어 병이 없는 것처럼 상쾌해진다고 하여 마음과 정신의 안정을 중요시하였다.

기분이 좋으면 당연히 소화효소의 분비도 원활하고 위장관의 활동도 좋아지게 마련이다. 대부분의 음악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준다. 고래(古來)의 의서(醫書)에서도 영양분의 소화흡수를 주관하는 비(脾)는 그 성(性)이 음악을 좋아한다 하였고, 주례(周禮)에도 “음식으로서 소화를 돕는다(樂以侑食)”고 하였으니 이미 오래전부터 음악이 소화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물론 소화기가 수습(水濕)을 운화하는 기능에 병이 생겨 수종(水腫)이나 창만(脹滿)이 있을 때는 음악을 멀리하라고 되어있는데 이것은 예전에 음악을 즐기느라 일어나 활동하지 않고 지나치게 오랫동안 누워있거나 움직이지 않아 병이 악화됨을 경계하는 것이다. 

따라서 즐거운 음악을 들으며, 담소를 나누면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식사를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너무 바쁜 현대의 사람들은 밥 먹는 시간까지 아까워하며 아침을 거르거나, 패스트푸드로 허겁지겁 한 끼를 때우고 만다. 또한 식사를 하자마자 의자에 앉아서 업무를 하거나 인터넷을 뒤지고 있으니 소화불량에 이은 만성위염이나 복부비만이 생기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상황이다. 식사를 한 후에는 자신의 체질에 맞는 과일과 차(茶)로 소화를 돕고, 배를 문지르면서 조금 거닐도록 하자. 매끼 식사에 조금 더 투자하는 시간과 정성이 나중에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경쟁력으로 날 보상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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