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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장수의 비결] 불로초는 어디에 (강서양천신문 2007.8.20)

건강하게 오래 살려는 마음은 동서고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이면 누구나 꿈꾸는 타고난 본성(本性)일 것이다. 인간의 오랜 꿈인 무병장수(無病長壽)를 논할 때 유독 진시황(秦始皇)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인간이 향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진 그로서도 불로불사약(不老不死藥)을 찾으려는 수많은 노력에도 50세를 못 넘기고 죽었기 때문이다. 진시황은 불로초(不老草)를 찾으러 서불(徐巿)이라는 방사(方士)를 동쪽의 삼신산(三神山)으로 보냈다고 한다. 제주도는 삼신산중 영주산(瀛洲山)으로 일컬어졌으며 서귀포(西歸浦)라는 지명도 '서불이 왔다가 돌아간 포구'라는 뜻에서 명칭이 붙었다는 전설이 있다.

물론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 하지만 사람이 수명연장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하여 어느 정도 해결이 된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 물질적인 풍요에 의한 충분한 영양의 섭취와 환경위생의 개선, 과학의 발전에 의한 의약품의 개발과 의료시술의 발전에 의하여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평균수명이 연장되었으니 요즘 사람들이 그토록 건강하게 오래 사는 문제에 대하여 목숨을 거는 이유는 일견 타당하다고 하겠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이나 각종 매체의 발달에 의하여 일반인들도 손쉽게식품이나 음식에 대한 영양학과 의약품에 관한 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그 순기능적인 측면도 있지만, 겉핥기식의 짧은 지식에 의하여 자신의 체질이나 병증에 좋지 못한 음식의 과잉섭취와 약물의 오남용은 오히려 해를 가져온다. 또한 현대의 사람들은 예전에 진시황이 불로초를 탐했던 것처럼 효능이나 효과가 있는 특정한 음식이나 약물을 기대한다. 편한 것만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특성에 무언가 특별한 비법이 있을 것 같은 신비주의가 가세한 결과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무병장수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기보다는 누구나 아는 것을 잘 실천한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몸에 대한 관심에 더하여 마음을 다스리는 것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이런 점에서 조선시대에 사상체질의학을 창안하신 동무선생의 무병장수론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교만하거나 사치하지 말고, 간소하고 검약하게 살아야한다. 게으르거나 태만하지 말고, 근면하고 부지런하게 살아야한다. 편벽되거나 성질을 급하게 내지 말고, 스스로 반성하며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 재물을 탐하고 욕심을 너무 부리지 않으며,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서 중론을 따른다. 음식은 허기지지 않을 만큼이면 되고, 너무 배부르게 먹지 말라. 의복은 추위를 견딜만하면 되고, 너무 따뜻하게 하지 말라. 근력을 위해 근면하게 노동을 해야지, 움직이지 않고 편안히 있으려 하지 말라. 재물은 성실하게 일한 만큼 얻어야지, 구차하게 더 바라지 말아야 한다. 이상을 잘 지킨다면 이미 불로초(不老草)는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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