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건강하게 여름나기 (강서양천신문 2007.8.6)

 

귀청이 떨어질 정도의 요란한 매미소리에 비례하여 무더위가 절정이다. 이맘때가 되면 전국의 계곡과 해수욕장이 몸살을 앓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한적한 계곡에서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다리를 꼬아 물에 담그며 한가로이 탁족(濯足)을 즐기는 노옹(老翁)이나 고승(高僧) 옆엔 술을 받쳐들고 있는 동자(童子)가 풍류를 더해준다. 그림 한 폭만으로도 시원함이 절로 드니 피서의 방법은 실로 다양할 수 있겠다.

무더운 여름을 나면서 섭생을 잘못하여 생기는 병으로는 체온 조절의 실패에서 오는 일사병, 열사병, 냉방병이나 소화기 질환, 호흡기 질환 등을 들 수 있다. 일사병(日射病)은 오랜 시간 직사일광을 받아서 열이 나고, 두통이나 탈력감(脫力感), 안면창백, 현기증이 나타나거나 심하면 경련과 뇌증상도 일으킨다. 열사병(熱射病)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체온의 방산이 안되어 발생하며 하품, 두통, 피로, 현기증의 증세로 시작하여 의식장애나 경련 등을 일으키며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려서 생기는 양기(陽氣)의 손실로 식욕부진이나 무기력증, 어지러움도 올수 있으니 과도한 노동이나 운동을 삼가고 땀을 많이 흘리면 반드시 염분과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냉방병은 냉방된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에 의해서 생기며 두통, 식욕부진, 코막힘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오랜 시간의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의 장시간 작업이나 과도한 냉방을 삼가서 예방에 주안점을 두고 발병시에는 빠른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

야채나 과일 등을 생것으로 먹거나 냉면, 아이스크림, 차가운 음료 등의 찬 음식으로 인한 배탈, 신선하지 못한 해산물로 인한 토사곽란(吐瀉癨亂), 식사 직후에 수영장이나 계곡, 바다의 찬물과 빈번하고 과다한 접촉, 장시간 운전 중에 에어컨 바람의 복부에의 직사(直射)도 소화장애나 위경련 복통 등을 일으킨다.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위장은 가마솥에 비유할 수 있는데 적당한 화력(火力)이 없으면 밥을 지을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또한 덥다고 창문을 열어 놓고 자거나 야영(野營)을 하면서 찬바람에 노출되면 경미한 경우에는 감기부터 심하게는 구안와사(口顔喎斜) 등의 증상이 오게 된다. 모두 바람과 찬 기운에 상하여 혈맥(血脈)이 얼어 순환이 저하하여 발생하게 되는 증상이다.

건강이나 양생(養生)의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상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의 여부에 달려있다. 피서(避暑)를 가서 오히려 더위를 먹고 탈이 나서 고생하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일시적인 유혹에서 벗어나 중도(中道)를 지키려는 절제(節制)로 건강하게 여름을 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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