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위염(胃炎) (강서양천신문 2007.6.15)

 

후천적으로 우리 몸을 자양(慈養)하고 유지시키는 것은 섭취한 음식물에 대한 비위(脾胃)의 소화흡수 기능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임상에서 환자를 대하다보면 소화흡수에 관한 기준이 너무나 주관적이고, 누구나 열등(劣等)으로 분류되기 싫은 심리 탓인지 애써 소화가 잘 된다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많다. 

소화가 잘 된다는 기준은 나이와 성별에 의한 차이는 있지만 대개 가리는 음식은 물론 없어야하고, 배가 불러도 더 먹을 수 있고, 더 먹어도 불편함이 없고, 몸이 아파도 어지간해서 식사를 거르는 법이 없고,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하거나 설사가 없어야 한다.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체기가 있어 소화제를 찾고, 바로 화장실에 가야 하거나 여러 차례 대변을 보아야 하고, 포만감에 의하여 오히려 기분이 언짢아지고, 다음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은 소화기능이 약한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음식량도 많고 위에서 열거한 불편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에 걸맞는 체중이나 신장에 미달하다면 몸의 신진대사(新陳代謝)에 문제가 있으니 반드시 그 원인을 규명하여 교정해줘야 한다.

음식물이 위(胃)에 들어오면 위장 평활근의 연동운동에 의하여 잘게 부수어지고, 생리적인 열(熱)과 위산에 의하여 삭혀지는 부숙(腐熟)의 단계를 거치고, 연이어 여러 가지 소화효소에 의하여 소화(消化)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체질에 맞지 않는 식습관이나 유전적인 소인, 과도한 스트레스 등에 의하여 위산분비의 과다나 평활근의 운동성 저하, 소화효소의 분비에 항상성이 깨지면 위점막이 자극되어 염증의 상태에 이르고 이러한 상태를 위염(胃炎)이라 한다. 염증(炎症)은 말 그대로 불(火)이 비정상적으로 치성한 것으로 그 성상은 홍종열통(紅腫熱痛)이라 하여 붉으며, 국소적인 삼출액에 의한 부종과 열감, 통증을 수반한다. 따라서 위염은 위(胃) 부위에 화열(火熱)이 항진되어 있는 병리적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소화의 과정은 밥을 짓는 것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불이 과도하게 세거나 물의 양이 적다면 밥이나 솥이 타버리고, 화력이 약하면 쌀이 익지 않아 제대로 된 밥을 만들 수가 없다. 체질적으로는 화열(火熱)이 치성하고 위음(胃陰)과 진액이 부족한 경우와 비위(脾胃)의 양기(陽氣)가 부족하여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염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각자의 상태에 맞는 방법을 써야 한다. 전자는 양배추 토마토 오이 당근 등으로 진액을 보충하고 과도한 열을 끄며, 후자는 생강 대추 파 마늘 고추 등으로 비위의 양기를 돋아 불필요한 위산의 분비를 억제해야 한다.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파악하여 이왕이면 소위 말하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음식을 섭취하여 무병장수(無病長壽)를 실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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