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이병삼박사의 체질이야기 51] "이른 무더위 보양과 보약"

<서울일보 05월11일자 신문기사 17면 pdf 파일로 보기>



"한의학박사 이병삼의 체질이야기"가  매주 금요일 서울일보 17면에 연재됩니다.

이번주 주제는 "이른 무더위 보양과 보약"입니다.

체질과 한방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본문)
기후변화 탓인지 봄이 실종되고 때 이른 더위가 기승입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땀을 많이 흘리고 몸이 지치면서 누구라도 보양식을 떠올리게 됩니다. 보양의 의미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보양(保養)이라 하여 몸을 잘 보호하여 기른다는 뜻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몸에 갖추고 있는 요소들이 소진되지 않도록 잘 돌본다는 의미입니다. 

둘째는 보양(補養)으로서 기혈(氣血)과 음양(陰陽)이 부족한 것을 보충하고 자양하는 일을 말합니다. 한약하면 보약을 떠올릴 정도로 한의학에서의 보(補)하는 방법은 매우 중요합니다. 

셋째는 보양(補陽)으로서 인체의 양(陽)을 보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혈음양의 요소 중에서 특히 양적(陽的)인 요소를 보강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음인이 70% 정도이고, 병의 양상도 허하고 찬 양상이 많기 때문에 보양식도 자연스레 양(陽)을 보충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 입니다. 

따라서 기혈음양(氣血陰陽)의 조화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한 보양이나 대중이 선호하는 대부분의 보양식은 보양(補陽)에만 치우쳐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태양인, 소양인이나 병의 양상이 양(陽)의 성향을 띄는 사람들에게는 보양식에 의하여 오히려 몸의 건강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마찬가지로 보약(補藥) 또한 허(虛)한 곳을 보해주는 약입니다. 한의학의 치료목표는 인체의 오장육부와 정신 기혈 음양이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입니다. 체질한의학에서는 사람마다 타고난 오장육부의 허실(虛實)이 다르다고 봅니다.

따라서 허(虛-)한 곳은 보(補+)하고, 실(實+)한 곳은 사(瀉-)하여 중화(中和)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 체질의학의 기본 치료개념입니다. 일반적인 증치한의학에서도 체질을 고려하지는 않지만 사람마다의 고유한 개체 차이를 인정하고 병의 양상을 잘 판별하여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남는 것은 깎아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양이나 보약은 반드시 사람의 체질과 병의 양상을 함께 고려하여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인들에게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식재료나 약재들을 사용해도 된다고 하는 위험한 생각이 팽배해 있어 위험천만합니다. 

자칫 건강을 위하여 먹는 음식이나 한약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보약이나 보양식에 대한 다음과 같은 잘못된 인식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합니다. 

첫째, 보약을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한다? 보약을 드시는 분들이 오래까지 살아서 나온 말이지만 오히려 보약은 치매, 중풍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여 well-dying을 위해서라도 드시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둘째, 어려서 녹용을 많이 먹으면 비만해지고 머리가 둔해진다? 경제적인 이유든 필요성을 몰라서든 한약을 못 먹는 형편에 있는 사람이 시샘하여 지은 말일 뿐입니다. 보약을 먹고 튼실한 아이들을 둔하게 폄하한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어려서 보약 한 첩은 늙어서의 10제를 능가함을 경험해 본 사람은 누구나 압니다. 

셋째, 여름에 보약을 먹어봐야 땀으로 다 빠지니 효과가 없다? 그렇다면 여름에는 밥도 먹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땀으로 인하여 쉽게 지치고 기력의 손실이 많은 여름에는 오히려 더 보약을 먹어야 합니다. 실제로 삼계탕, 보신탕 등의 보양식은 여름에 훨씬 많이 소비됩니다. 

넷째, 보약은 봄이나 가을에만 먹는다? 봄은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의 시작에 해당하고, 가을에는 겨울을 준비해야 하므로 예로부터 봄, 가을에 주로 보약을 먹었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몸이 허할 때 먹어야 합니다. 

다섯째, 보약은 진찰이나 진맥없이 먹어도 된다? 보(補)는 한의학의 대표적인 8가지 치료법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따라서 보약도 일반 치료약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타고난 체질과 현재의 몸 상태에서 허한 곳을 찾아서 조제해야 합니다. 

여섯째, 인삼, 녹용만이 보약이다? 통상적으로 인삼과 녹용이 양기를 보강하는 고가의 대표적 약재로 사용된 것이 굳어져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체질과 몸의 상태에 따라서는 오히려 인삼이나 녹용이 해가 될 수도 있고, 체질에 맞는 다른 보약도 많습니다. 

일곱째, 보약이 암을 키운다? 흔히 암환자에 있어 치료시나 수술 후에 한약을 못 먹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약은 영양덩어리여서 암을 키우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발상입니다. 

그렇다면 암환자는 밥도 먹지 말아야겠지요? 한약이 특정 암세포만 키울 수 있다면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명입니다. 한약에 항암제를 실어서 암으로 보낸다면 그 치료효과가 훨씬 좋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암 치료와 수술 후 회복에 있어 한약은 예전부터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체질별로 필요한 보양과 보약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경희한의원 원장>


<서울경희한의원 네이버 블로그 바로가기>

<이병삼 박사의 '불임&부인과질환 클리닉'  카페 바로가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