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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정력(精力)] 힘센 남자 (강서양천신문 2007.5.21)

 

일부 황색언론과 그에 편승한 상혼(商魂)에 의하여 세상은 온통 “얼짱”, “몸짱”, “섹시(sexy)"라는 단어가 범람하고, 그에 따른 말초적 가치에 대한 병적 수준의 강박과 탐닉(耽溺)이 우리의 건전한 정신세계를 상당부분 잠식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큰 시절이다. 

정력(精力)에 좋다하면 불원천리(不遠千里)하고 달려가 온갖 혐오식품을 무분별하게 먹고 온다는 몬도가네식(Mondo Cane, 1962년 제작된 이탈리아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개 같은 세상“이란 뜻) 보신관광과 명확한 적용 증상이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인 발기부전 치료제를 정력제로 남용하고, 조루증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국제적으로 안정성과 효과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은 배부 음경신경 차단술을 버젓이 시행하고 있는 위험천만한 나라이다.

정력(精力)이란 정(精)의 세기나 힘을 이야기한다. 한의학적으로 좁은 의미의 정(精)은 신장에 저장되어 생식능력을 갖춘 물질로서 남녀 모두에게 있고 생장, 발육, 노쇠와 깊은 관련을 갖는다. 넓은 의미로는 우리가 먹는 음식물로부터 화생하여 신장에 저장되고 오장육부에 수송되고 퍼지는 것으로서 생명을 유지하며 인체 각부의 조직과 기관을 자양하고 생장 발육을 촉진하는 기본물질이다. 대개 정력(精力)이라 하면 성기능에 국한하여 생각하기 쉽지만 결국은 인신활동의 기본 에너지로 생각하면 큰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좁은 의미의 정력(精力) 또한 주로 남성과 관련해서만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남성의 양위(陽萎-발기부전), 조루(早漏), 유정(遺精)과 더불어 여성에 있어 애액(愛液)의 부족으로 인한 성교곤란증, 음냉(陰冷)으로 인한 불감증, 생리의 이상, 불임(不姙)도 모두 포함한다.

한의학적으로는 물과 불의 불균형과 심리상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릇에 물이 없으면 아무리 화력이 좋아도 물을 끓일 수가 없고 그릇만 타버리는 형국이요, 물은 있으되 화력에 비하여 그 양이 적다면 너무 자주 그리고 금새 끓어 넘치게 된다. 반대로 물은 넘쳐나지만 그 물을 제어하고 끓일만한 화력이 없다면 그 물은 범람하거나 썩어버리게 되고, 약한 불은 과도한 물에 의하여 꺼져 버리게 된다. 또한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질병은 물이 혼탁하거나 도관(導管)에 문제가 있는 것이니 그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한다. 이에 앞서 처음에 이성(異性)을 향해 품었던 간절한 마음이 식었다면 도화선(導火線)에 불을 지필 수도 없다. 심신양면에 있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여 신(神)이 주신 아름다운 성(性)을 절도(節度)있고 건강하게 누리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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