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서울일보 4.9일자 기고]"소화기 질환의 체질별 원인과 치료"

<서울일보 04월09일자 신문기사 17면 pdf 파일로 보기>



"한의학박사 이병삼의 체질이야기"가  매주 금요일 서울일보 17면에 연재됩니다.

이번주 주제는 소화기 질환의 체질별 원인과 치료입니다.

체질과 한방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본문)
물과 공기는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체질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듯 올바른 식습관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내용을 잘 실천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체질별 특이성에 의하여 위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구취 등이 오게 되는 기전이 각자 다르고 이의 예방과 치료에 적합한 음식이나 약재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태양인은 진액이 수렴하지 못하고 증발되어 식도가 마르고 음식물을 삼키기 힘듭니다. 또한 기운이 너무 위쪽으로만 치우쳐 있어 음식물이 위나 장의 아래쪽으로 잘 내려가지 못하여 음식을 먹자마자 또는 위장에서 충분히 분해될 수 있을 정도로 머물러 있지 못하고 토해버리는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지나치게 위쪽으로 오르는 기운을 내려주고 진액의 생성을 돕는 담백한 음식인 메밀, 다래, 머루, 모과, 조개 등이 좋습니다. 

소양인은 체질적으로 비위에 화열(火熱)이 많아 위(胃)에 수분과 진액이 마르거나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흔히 위염 있거나 위장의 기능이 좋지 못할 때 권하는 양배추, 브로콜리, 토마토, 오이, 당근 등의 성질이 찬 음식들이 소양인에게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속이 찬 사람에게는 좋지 않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유행하는 야채수프 중에서 우엉과 당근은 소음인이 피해야할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태음인은 분해된 음식으로부터 양분을 흡수하여 모으는 기능이 탁월하게 좋습니다. 이러한 과도한 능력에 비하여 움직임이 적은 천성 탓에 영양의 과잉과 함께 몸속의 열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기운을 밖으로 분산시키면서 지나친 속의 열을 꺼주고 진액을 공급해주는 음식이나 약재가 좋습니다. 둥글레, 오미자, 맥문동, 황정 등이 태음인의 소화기에 좋은 음식입니다. 

소음인은 고질적인 소화기 질환이 가장 오기 쉬운 체질입니다. 그런데 비위의 소화흡수를 통하여 혈액을 만들고 그러한 혈액의 순환에 의하여 전신의 기능이 유지되기 때문에 소화기능이 약하기 쉬운 소음인에게서 전신을 아우르는 여러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따라서 소음인의 비위의 기능을 고쳐주면 이러한 일련의 질환들이 연쇄적으로 낫게 됩니다. 소화(消化)란 위장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분해시켜 전혀 새로운 물질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형체가 단단하고 차가운 음식도 위장에서 가장 작은 단위로 분해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소화의 과정에 화력(火力)이 작용한다고 봅니다. 마치 불을 때어 밥을 짓는 격이지요. 그런데 소음인은 체질적으로 비위의 화력이 가장 약한 단점을 타고났습니다. 따라서 소화를 위하여 위산이 더 많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리적인 범위를 넘은 과도한 위산은 위벽과 식도점막에 염증을 야기합니다. 

이 때 서양의학에서 처방되는 약물은 주로 위산의 분비를 억제하거 위장의 운동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비위가 찬 상황이 개선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약물로 상처가 아물 수 있는 시간을 벌수는 있지만 재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음인은 오히려 쑥, 생강, 대추, 파, 마늘, 고추 등으로 비위의 양기를 돋우어 필요 이상의 과도한 위산의 분비를 억제해야 합니다. 임상에서 보면 위암 등의 유발인자로 지목되고 있는 헬리코박터균이 소음인에게 많이 발생하고 잘 치료되지 않고 재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음인에게 옻닭이나 위에서 열거한 맵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나 약재를 먹게 하면 잘 치료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맵고 짠 음식이 누구에게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 고추는 단위 용량당 비타민C가 가장 많고, 주성분인 캡사이신은 몸을 덥히고 근육의 운동을 도와줍니다. 또한 적정한 량의 소금은 순환혈액량을 늘려주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생리적 효능이 있습니다. 

소음인은 오히려 맵고 짜게 먹으면 소화가 훨씬 좋아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식재료를 선택하여 적당량 즐겁게 먹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고 실천해야겠습니다.

/서울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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