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한국 산업기술 진흥원의 '기술산업화 매거진' 기고글] "몸이 따뜻해야 건강하다"

 

한국 산업기술 진흥원 http://www.kiat.or.kr/site/main/index/index001.jsp

의 계간지 '기술산업화 매거진'

강서구 서울경희한의원 이병삼박사의 기고글 

​"몸이 따뜻해야 건강하다"이라는 주제로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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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천(天), 지(地), 인(人)을 삼재(三才)라 하여 우주 자연과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였다.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대표되는 4가지의 요소는 자연의 변화를 야기하고 이는 여섯 가지의 기운을 생성하여 지구의 생명체에 영향을 끼친다. 이른바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로서 바람, 추위, 더위, 습기, 건조함, 불의 기운이다. 이러한 기운은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사람에게 아무런 문제를 야기하지 않지만 과부족의 상태에서는 병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타고난 체질이나 식습관 또는 섭생에 의하여도 인체에도 자연현상과 유사하게 기운이 편중된 상태가 되어 질병을 일으키거나 병의 상태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중에서도 차가운 기운은 대표적으로 병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인자다. 몇 가지 질병을 예로 들어 살펴보아 기온이 차가워지는 가을, 겨울에 이러한 찬 기운으로부터 몸을 지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1. 감기와 결핵
감기는 건조하거나 열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차가워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감기에 걸렸다”는 영어의 표현도 "catch a cold"인 것을 보아 동서양의 인식이 서로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감기에 걸려 우리 몸에서 바이러스가 활동을 한다 해도 약물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직접 퇴치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도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끊임없는 진화를 통하여 변종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이에 일일이 대응할 약물이 없기 때문이다. 차가운 상황은 바이러스의 활성을 높여주어 감기에 잘 걸리게 하며, 더 오래 지속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몸이 차갑다는 것은 혈액의 순환이 안 되는 것을 나타내는 징후이다. 호흡기 질환 중에 결핵(結核)도 주로 차가워서 생긴다. 예전에는 헐벗고 굶주려서 생기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질환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여성은 지나친 체중감량에 의한 영양의 부족, 몸매를 드러내기 위한 과도한 노출, 몸에 너무 달라붙는 스키니 진이나 보정속옷 등에 의하여 몸이 냉해져 많이 발병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 연령층에서 남성의 결핵 유병률이 높으나 유독 20대에서만 여성이 높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감기와 결핵 등의 호흡기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혈액순환을 좋게 유지하여 몸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2. 암(癌)과 통증

암의 발생에는 몸, 마음, 영혼, 사람 사이의 관계, 작업환경, 거주상태 등 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이 중에서도 몸이 찬 상황은 암의 발생과 악화에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특정 장부로의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면 이를 보상하려는 기전으로 신생혈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양화기(陽化氣), 음성형(陰成形)”이라하여 양적인 에너지는 기를 변화시키고, 음적인 에너지는 형태를 만든다고 본다. 열로서 얼음을 녹이면 물이 되고, 이를 끓이면 수증기가 된다. 양적인 열에너지에 의하여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것이다. 이의 반대 과정인 수증기에서 물로, 물에서 얼음으로 형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음적인 에너지이다. 몸에 생기는 결절이나 종양은 대개 해당 부위로의 혈액순환 장애에 의하여 덩어리가 생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암 덩어리는 정상체온보다 1도정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암의 치료에 온열요법이 적용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또한 혈액순환이 안 되면 통증의 정도도 심해지고 저리거나 마비감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심장에서 가장 먼 쪽인 손발, 머리, 얼굴 쪽에 이러한 증상이 많이 발생한다. 통즉불통(痛卽不通)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 하여 소통되지 않으면 통증이 생기는 것인데 차가운 환경은 혈관을 좁게 하고 혈류속도를 늦춤으로써 소통을 방해하고 통증을 가속시키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3. 여러 여성 질환들

질염(膣炎)은 냉(冷)이나 대하(帶下)라 불리는 질분비물, 작열감(灼熱感), 가려움증, 외음부의 발적(發赤)과 피부의 손상을 동반한다. 말 그대로 하복부가 냉하여 허리띠(帶) 밑으로 분비물이 흐르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서, 주로 자궁 난소를 포함한 하복부로의 기혈순환 장애에 의하여 냉한 상태에 노출되어 발생하게 된다. 한방적으로는 전체 순환혈액량의 부족이나 혈액의 점도가 끈끈하여 순환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병적인 상태를 무작정 방치하면 자궁 난소로의 기혈순환 부전에 의한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의 병변도 발생할 수 있다. 양방의 치료는 과잉증식된 세균의 소멸과 증식억제에 초점을 두어 항진균제나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이미 생긴 균들은 해결될 수 있지만 이러한 나쁜 균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한 계속해서 재발되기 마련이다. 이에 반하여 한방의 치료는 하복부의 기혈순환 장애의 요인을 찾아 개선하여 몸을 덥힘으로써 정상균이 잘 자라 나쁜 균을 억제할 수 있도록 몸의 상태를 조절해 줌으로써 치료를 한다. ​

​또한 임신이 잘 안 되거나, 유산이 잦은 여성도 몸이 냉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내막으로의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면 내막이 충분히 부풀지 못하여 착상에 방해가 되고,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유산이 반복되며, 나팔관도 근육인데 몸이 차면 수축되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니 수정란을 운반할 수 없어 자궁외임신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렇게 자궁이 냉한 상태에서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성공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얼어붙은 땅에 아무리 씨앗을 뿌려도 싹을 틔울 수 없고, 나무를 옮겨 심어도 제대로 자랄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출산 후에 근육이나 뼈가 시리고, 쑤시고, 저리고, 아프고, 감각이 떨어지는 증상을 산후풍(産後風)이라 한다. 대개 지나치게 위생이나 감염의 예방만을 생각하여 출산하지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빨리 그리고 자주 씻어 발생한다. 이 또한 찬 기운에 상한 것이다. 이렇듯 여성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도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차가운 것일까? 체온계로 온도를 측정할 때는 구강, 겨드랑이, 항문, 귓속의 온도나 피부의 체열을 재어 혈액순환의 정도를 참조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몸의 깊은 곳이나 장부(臟腑)의 온도를 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본인의 느낌과 몇 가지 간접적인 지표를 고려해야 한다. 손발이 차고, 추위를 느끼고, 혈압이 낮으며, 설사를 자주 하고, 찬 음식을 싫어하고, 물이 별로 당기지 않는다면 그만큼 체온이 낮을 확률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혈액량을 늘리고, 운동이나 물리요법을 통하여 혈류를 증강해야 한다. 대개의 경우 섭취하는 수분의 양에 비하여 배출되는 양이 많아 문제가 된다. 커피 녹차 코코아 초콜릿 등 카페인의 과다섭취에 의한 잦거나 많은 소변, 맞지 않은 음식에 의한 잦은 대변이나 설사, 과도한 땀이 주범이다. 또한 혈압이 낮다면 반드시 섭취하는 소금의 양을 늘려야 한다. 과도한 염분섭취 못지않게 부족한 것도 많은 문제를 야기함을 명심해야 한다. 소금섭취를 무조건 줄이는 것은 위험하다. 반드시 자신의 몸의 상태와 지표에 맞게 줄이든 늘이든 적당하게 조절해야한다.

또한 몸을 덥히는 것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무조건 인삼 홍삼 생강 계피 쑥 등의 성질이 따뜻한 음식이나 한약재를 달여 먹는다고 몸이 덥혀지는 것이 아니다. “몸이 차다, 덥다”, “열이 많다, 적다”는 증상의 판정에 있어서도 전문가에 자문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밖으로 나타나는 증상뿐만 아니라 내적인 요인에 의한 선후관계를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 여름이면 선풍기를 끌어안고 살고, 찬 음식을 좋아하고, 땀을 많이 흘려도 배가 차거나, 변이 잦거나 무르거나 설사를 한다면 허열(虛熱)로서 속은 냉한 것이다. 반면에 평소에 손발이 차고, 추위를 타며, 이불을 잘 덮고 자는 사람도 어지간해서 설사를 안 하고 오히려 변비성향이며, 음식으로 잦은 탈이 없으면 속에 열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는 열에 의하여 수분과 진액이 모두 말라버린 것으로서 마치 도시가스가 잘 들어와도 끓여줄 물이 없어 보일러를 덥혀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럴 때는 먼저 수분과 진액을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체질과 약물의 성질에 대한 깊이 있고 올바른 지식에 의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치료공식은 없으니 한약, 건강보조식품, 음식 중에서도 각자에 맞는 것을 찾을 때만이 부작용 없이 온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운동, 숯가마, 맥반석 사우나도 자신에 맞는 요법으로 몸을 덥혀야만 혈액의 흐름이 좋아져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드시 전문가인 한의사에 자문하여 정확한 체질과 병증을 고려한 진단에 근거한 한약과 식이요법과 섭생으로 적정하게 체온을 높여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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