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야뇨] 야간 소변 (강서양천신문 2007.2.12)

 

흔히 나이가 들면서 불청객(不請客)처럼 찾아오는 증상 중 하나가 야간에 발생하는 잦은 소변이다. 자연적인 노화현상의 불가피한 일면이지만 요즘은 젊은 여성에 있어서도 그러한 증상을 찾아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작은 불편쯤으로 치부하고 마는 경향이 있어 자칫 더 큰 질환으로의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변을 보느라 자주 깨게 되면 숙면(熟眠)에 방해를 받아 절대적인 수면시간의 부족과 수면의 질 저하로 인하여 낮에 피로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 피로를 쫒으려고 다시 커피 녹차 코코아 쵸콜렛 등의 카페인 성분을 섭취하게 되면 각성(覺醒)작용에 의하여 일시적으로 피로를 덜 느끼게 되나 궁극적으로는 이뇨작용이 촉진되어 혈액속의 전체 수분량을 줄여 순환혈액의 저하를 가져오게 된다. 특히 녹차는 카페인보다 이뇨작용이 세 배나 강한 테오필린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커피보다 더 강력하다.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 되어 피로를 잠깐 느끼지 못할 수는 있지만 몸에 무리(無理)는 더 가중된다.

저녁이 되면 기온이 하강하고, 잠자리에 들게 되면 사람의 몸 또한 거의 모든 장기(臟器)가 쉬게 되며 심장만이 최소한의 혈액을 순환케 한다. 낮아진 기온은 혈관을 더욱 수축하게 하여 순환의 저하를 심하게 한다. 상대적으로 혈액량이 적은 사람은 심장에서 가장 먼 손발이 차게 되어 심한 경우에는 양말을 신거나 장갑을 끼고 자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혈액순환의 부전(不全)은 방광의 기화(氣化)작용을 저해하여 소변의 생성을 가속화한다. 실제로 추운 날씨이거나 찬 음료를 먹게 되면 누구나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경험을 쉽게 할 수 있다.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면 비가 되는 이치와 같다. 이렇게 하여 빠르게 많이 생성된 소변은 방광의 압력을 높여서 뇨의(尿意)를 느끼게 하여 소변을 보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 아이의 경우에는 아직 괄약근을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하므로 부지불식간에 실수(失水?)하여 오줌싸개가 되는 것이다.

어린 아이는 원래 순양지체(純陽之體)로 양기(陽氣)가 동(動)하여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어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체온도 높고 열성(熱性) 질환도 많다. 하지만 체질적으로 비위(脾胃)의 기능이 약한 아이들은 변이 무르거나 설사가 잦고, 대소변을 자주 보며, 소화장애로 인한 복통을 자주 호소하고, 음식을 섭취하는 양이 적다. 이러한 아이들이 방광이 허한(虛寒)하여 야뇨(夜尿)가 많아 주로 계장산(鷄腸散)이나 축천환(縮泉丸) 등의 처방으로 방광의 기화작용을 도와주고 괄약근의 기능을 강화함으로 치료한다. 노인의 경우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양기(陽氣)가 쇠(衰)하여 전립선 질환이나 배뇨장애가 초래되므로 하초(下焦)를 덮히고 신양(腎陽)을 돋우는 팔미원(八味元)이나 신기환(腎氣丸)을 쓰게 된다.

야간에 소변을 보게 되는 것은 양기(陽氣)의 부족에 의한 에너지의 손실로 방광의 기화(氣化)작용의 저하와 액화(液化)작용의 항진에 기인하고, 양기(陽氣)는 다름 아닌 혈액에 의하여 화생한 기(氣)이다. 섭취하는 수분에 비하여 과도한 소변, 땀, 설사에 의한 탈수가 전체 순환혈액량의 부족을 야기하고 결국 양기(陽氣)의 손실을 가져오는 것이다. 평소에 손발이 차고, 추위를 타며, 혈압이 낮고, 어지럽거나, 대소변이 잦고 여자의 경우 생리량의 감소나 생리통이 있는 경우라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라도 양기(陽氣)를 잘 간수하여 장갑과 양말을 벗어 던지고 숙면을 취함으로써 단잠의 꿀맛을 맛보고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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