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건강칼럼] 너무 마르거나 비만하거나 [아시아타임즈.2013.07.22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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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에 이병삼원장님의 '여성한의학'에 대한 기고글이

매주 월요일에 연재됩니다.

이번주 주제는 "[건강칼럼] 너무 마르거나 비만하거나 "입니다.

건강과 한방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본문)
한의학의 치료 목표는 평중화(平中和)다. 사람의 몸과 마음을 구성하는 요소인 정신기혈(精神氣血)의 어느 하나라도 지나치거나 부족함이 없어야 하고, 음양한열陰陽寒熱)의 상태가 어느 한쪽으로도 편중됨이 없어야 하며, 오장육부(五臟六腑)가 서로 간에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병이 잘 오지 않고, 이미 병에 걸려도 쉽게 회복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평가하는 기준은 어떤 것일까? 한의학에서 진단의 기준으로 내세우는 것은 환자를 대상으로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는 망문문절(望聞問切)의 네 가지 방법을 사용해왔다. 

건강한 사람을 평인(平人)이라 하고, 병이 없는 정상의 상태를 상(常)이라 하여 그 기준에서 벗어난 곳과 그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6년 이상의 체계적인 교육과 실습을 통하여 국가의 면허를 획득한 한의사에게만 배타적으로 주어진 권리이자 책임이다. 그래도 일반인이 가장 쉽게 건강의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몸집의 마르고 비만한 정도를 가늠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선정적인 황색언론들에 노출되어 성이 상품화되고 물질과 쾌락을 과도하게 숭상하는 분위기 탓에 여성들 스스로도 마른 몸매를 위해 강박에 가까운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것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살을 찌우고 싶어도 뜻대로 안 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어쨌든 너무 마른다는 것은 반드시 원인이 있고 모두 기혈의 부족을 의미한다. 예전에 폐결핵하면 “헐벗고 굶주려 생긴 병”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영양이 결핍한 상태에서 찬 기운에 과하게 노출되어 생기는 병이 결핵이다. 

그런데 요즘 여성들은 체중조절을 위하여 하루에 한 두 끼니만 먹고, 민소매 핫팬츠 배꼽티로 신체를 과하게 노출하며, 스키니 진이나 보정속옷으로 몸을 속박하고 있다. 모두 몸을 냉하게 하며, 기혈순환의 장애를 불러 일으켜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전 연령층을 통틀어 여성이 남성보다 결핵에 많이 걸리는 때가 20대라고 하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한참 혈기왕성할 나이에 가장 약한 상태라니 아이러니할 뿐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몸에 물이 없는 것이니 생리혈이 적어지거나, 오히려 너무 자주 생리를 하고, 무월경이나 조기폐경이 올 수도 있어 자칫 불임으로 이어지니 유의해야 한다. 반대로 너무 비만해도 당연히 문제가 된다. 비만하면 신진대사가 잘 되지 않아 고혈압 중풍 당뇨의 위험이 높아지며 특히 체중을 견뎌야 하는 무릎과 하지의 관절에도 무리가 온다. 젊은 사람들도 연골이 닳고 괴사가 되어 인공관절을 고려해야하는 당혹스러운 상황에 봉착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비만하면 열전도율이 떨어져 몸이 냉해지니 생식기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비만여성들은 여성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여 배란이나 생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잘 생긴다. 또한 임신이 잘 안 된다. 이는 식물에서도 쉽게 그 이치를 찾아볼 수 있다. 집에서 고추 한 포기를 화분에 심어 길러보자. 거름과 비료를 충만하게 주어 줄기, 가지, 잎이 지나치게 무성하게 웃자라면 좀처럼 꽃이 피지 않는다. 당연히 열매 또한 맺지 않는다. 성장과 성숙은 시소(seesaw)의 양쪽으로 생각하면 된다. 몸집의 성장에 치우치면 성숙은 안 될 수밖에 없다. 

한편, 올해는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동의보감은 그보다 훨씬 전에 나온 수 백 종의 의서들을 종합한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미 임신이 안 되는 이유를 너무 말라서, 비만해서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굳이 오늘 날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비만한 여성이 임신능력이 떨어진다고 발표한 연구결과는 불필요한 사족일 뿐이다. 

월경통, 냉, 배란장애, 난임, 불임, 자궁근종, 난소낭종, 자궁내막종 등 여러 가지 여성질환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먼저 자신이 너무 말랐는지 비만한지를 보고 의사를 찾기 전에 먼저 이를 교정하기 바란다. 그리하면 이미 건강의 반 이상은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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