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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62.순산을 위한 준비∙산후 조리[서울일보.2012.08.22기고]이병삼원장

<서울일보 08월22일자 신문기사 17면 pdf 파일로 보기>



(본문)
사람을 포함한 동물에게는 식물과 달리 탄생의 기쁨에 상응하는 출산의 고통이 수반된다. 또한 산후에 적절한 조리를 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그 후유증에 시달려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므로 주의를 요한다.

특히 요즘에는 초산의 연령이 늦어지고 산후조리에 대한 특별한 인식이 없는 서양의학 일변도의 영향 으로 산후풍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양의학계에서도 우리나라 여성들이 출산 후에도 날씬하고 병이 없는 것에 대해서 외국에 없는 산후조리 덕분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산후조리의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현명한 선조들은 산후뿐 아니라 건강하고 수월한 출산을 위해 산전에도 한약을 복용했다. 임신부의 기혈이 허약하거나, 임신 중에 너무 움직이지 않아 과체중으로 인해 하복부의 기혈순환이 안 되는 경우에 출산의 고통을 줄이고 순산(順産)을 위해 임신 마지막 달에 달생산(達生散)- 일명 축태음(縮胎飮)과 불수산(佛手散) 등을 복용해 산모를 최대한 보호했다.

또한 출산을 하러 들어가서 진통이 오래가고 난산의 조짐이 있을 때에는 단녹용탕(單鹿茸湯)을 복용시켜 출산을 용이하게 하고 임신부의 기력을 빨리 회복시켰다. 출산 후에는 자궁의 수축을 도와서 자궁내강에 남아있는 혈액이나 혈관조직들-오로(惡露)나 어혈(瘀血)-의 배출을 돕기 위해 생화탕(生化湯)이란 처방을 산후 10일 이내로 복용케 한다. 오로(惡露)의 배출이 미진하면 몸이 무겁고 쑤시며, 머리가 아프고,골반에 염증이나 통증이 오고, 자궁이나 난소에 질환을 야기한다. 생화탕의 복용 후에는 기혈을 보강하고 각자의 증상에 맞는 한약을 처방받는다. 그런데 이러한 한약의 복용에는 시기와 환자의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 먹는 한약 들은 수 천 년에 거쳐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고, 그 강도가 음식보다 약간 센 정도가 대부분이고 숙련된 한의사의 진단 하에 처방되므로 안심해도 된다. 따라서 임신 중의 태아나, 모유 수유 중의 아기에게 혹여 부작용이 있을까 우려해 복용을 주저하거나 출산한지 몇 개월이 지난 후에나 먹는 것은 원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민간에서 부기(浮氣)를 빼고 유즙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아무나 호박이나 잔대(사삼), 돼지 족을 끓여서 먹는 경우가 있는데 위장이 차고 마르면서 혈압이 낮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주치 한의사와 상담해야한다. 그리고 산후에 가장 조심해야 할것으로는 풍(風), 냉(冷), 한(寒), 습(濕)을 들 수 있다. 지나치게 위생이나 감염의 예방만을 생각해 출산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빨리 그리고 자주 씻으면 산후풍의 우려가 있다. 대체로 머리감고 양치하는 것은 2주, 샤워는 3주, 탕에 들어가 목욕하는 것은 한 달 정도 즈음에 하면 아무런 무리가 없다. 산후조리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한 영양(營養)의 섭취와 환경, 보건, 위생의 개선에 의해 출산으로 인한 질병들은 많이 줄어들고, 병에 걸린 사람들의 상태도 그리 심하지 않은 추세이다. 허나 자신의 체질과 병증을 고려 하지 않는 무분별한 건강기능식품의 남용과 방심(放心), 산후조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부족에 의해 뜻하지 않게 산후풍(産後風)에 시달리는 여성 또한 드물지않다. 반식자우환(半識字憂患)이라 했으니 확실히 모르면 하지 말고, 정하고 싶으면 산후조리가 끝나는 백일 후에 하도록 하자.


출산이 영원한 기쁨으로 남기 위해 출산 전의 준비와 출산 후의 조리에 모두 만전을 기하도록 하자.  

 

[서울경희한의원 이병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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