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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계절에 따른 섭생법] 아침형 인간 (강서양천신문 2006.12.4)

벌써 한해의 마지막 달이다. 겨울이 깊어가고 기온이 더 내려가면서 아침에 이불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지체하고 싶은 유혹을 느낌은 누구나의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것이다. 2003년 일본의 한 의사가 쓴 <<인생 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이란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부지런히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이 많이 늘은 것 같다. 하지만 겨울에는 몸에서 요구하는대로 어느 정도 아침 잠을 배려하는 것이 건강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예전의 양생법(養生法)에 의하면 사시(四時)의 기운에 맞게 몸을 적응케 하는 것을 가장 근본으로 삼았다. 봄 여름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가을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방법이다. 물론 일찍 일어나는 것은 아무리 빨라도 새벽 닭이 울고 난 후가 되어야 하며, 늦게 일어나는 것은 아무리 늦어도 해가 뜨기 전이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도 사계절에 맞는 섭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겨울 석달은 폐장(閉藏)이라하여 물이 얼고 땅이 얼어 터지는 때로서 그 기운에 맞게 하려면 양기(陽氣)가 요동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되도록 수고로운 마음 씀이나 움직임을 줄여 칩거(蟄居)하며 양기(陽氣)의 손상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봄에 생(生)하는 기운이 적어진다. 사계절의 음양변화는 만물의 근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옛 성인(聖人)은 봄과 여름에 양기(陽氣)를 기르고 가을과 겨울에는 음기(陰氣)를 기르며 그 근본 에 순응하면서 만물과 더불어 생겨나고 자라나는 속에서 궤(軌)를 같이 했다. 만약 근본을 거스르면 생명의 근원을 상해서 진기(眞氣)를 무너뜨린다. 따라서 사계절의 음양의 변화는 만물의 시작인 동시에 끝이며 삶과 죽음의 근본이 된다. 이것을 거역하면 해를 입으며 순응하면 어떠한 병도 생기지 않는다.

상고시대(上古時代)의 사람들은 양생하는 도리를 알았기 때문에 음양의 이치에 잘 순응했고 몸을 단련하는 방법에 능숙하며 음식도 적절하게 먹고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하며 허투루 과로하지 않았기 때문에 몸과 정신이 다 건전해서 천수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 과도한 스트레스와 지나친 음주 흡연, 불규칙한 생활, 사계절 음양변화에의 불응(不應), 무절제한 음식의 섭취가 가장 큰 요인이다. 결국은 모두 무리(無理)해서 병이 오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인생을 두 배로 사는 것은 분명하나 과욕에 의하여 오히려 몸을 혹사할 수도 있으니 특히 겨울에는 다른 계절에 비하여 약간은 느슨하게 생활해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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