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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35.사상체질의 판정요소-- 태음인의 체질병증[서울일보.2011.05.23기고]이병삼원장

 

<서울일보05월23일자 신문기사 14면 pdf 파일로 보기>


오늘은 태음인에게 오기 쉬운 체질병증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사상의학에서 태음인의 특징을 이야기 할 때 흔히 간대폐소(肝大肺小)라고 합니다. 즉, 간의 기능이 발달되어 있고 폐의 기능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간대폐소라고 하여 다른 사람에 비하여 또는 자신의 다른 장기에 비하여 실질적으로 간이 크고 폐의 크기가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간대폐소의 의미가 태음인이 간의 기능이 좋아서 절대로 간과 관련된 질환이 오지 않는다거나, 반대로 폐가 작아서 폐와 관련한 기관지나 호흡기병이 자주 올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간대(肝大)”라는 말을 간의 알코올 분해 능력과 연관지어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거의 무조건 태음인으로 간주합니다. 

태음인의 성정이 사람들과 잘 융화하여 무리 짓거나 한군데 머무르기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술을 좋아하는 경향이 다른 체질에 비하여 많은 것이 사실이나 이것과 체질의 특성상 간대라는 말을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태음인에 있어 간대폐소라는 말은 오행(五行)으로 풀어서 설명하면 안으로 뭉치고 수렴하는 금(金)의 기운이 강하고 그와 상반되어 위쪽으로, 외부로 뻗어나가는 목(木)의 기운이 약하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태음인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한쪽으로 편중된 기운이 심화되면 피부가 야무지고 단단해지면서 땀이 나오지 않는 병의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과도하게 열이 있는 음식이나 약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혈액의 점도가 끈끈해지면서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 고혈압 중풍 당뇨 등의 순환대사의 악화와 관련한 질환이 오기 쉽습니다. 

특히 분해된 영양분의 흡수 기능이 뛰어나며, 심장에서 먼 말초로의 순환이 취약한 태음인이 목과 어깨 등 몸의 상부를 잘 움직이지 않고 땀을 내지 못하면 이러한 병들은 더욱 가중됩니다. 

이와 같이 열에 의한 증상과는 반대로 차서 생기는 병도 있습니다. 태음인 중에서 속이 찬 사람은 설사병이 생겨 배꼽부위가 꽉 막혀서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답답한 느낌이 드는 경우에는 속의 병이 상당히 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태음인의 체질병증은 심장에서 가장 먼 바깥쪽 피부로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가 긴밀하고 땀이 잘  나지 않는 상태에서 영양분의 흡수효율이 좋아 혈액의 점도가 끈끈하기 쉬운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스티로폼 박스입니다. 그 안에 따뜻한 밥을 넣어두면 식지 않고, 찬 아이스크림을 넣어두어도 쉽게 녹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따뜻한 밥을 식히기 위하여 박스를 차게 하거나, 아이스크림을 녹이기 위하여 밖에서 열을 가하는 방법은 결코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이럴 때는 스티로폼 박스의 뚜껑을 여는 것이 가장 빠르고 합리적입니다. 따라서 태음인이 열의 증상이 있거나 속이 찬 증상이 있다고 하여도 섣불리 너무 차거나 더운 약재로 덥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는 박스의 뚜껑을 열듯 피부의 땀구멍을 열어서 내부와 외부의 소통에 1차적인 목표를 두어야 합니다. 

태음인이 피부로의 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아토피나 여드름 등의 피부질환이 올 때도 찬 성질의 약보다는 땀을 내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며, 손발이 차거나 냉한 증상이 있을 때도 인삼 홍삼 등의 따뜻한 약재를 이용하여 직접 덥히지 말고 열을 내어 땀을 내는 것이 현명합니다. 

특히 태음인이 비록 음인에 속하고 그에 더하여 찬 증상이 있다고 하여 인삼 홍삼을 즐긴다면 내부 압력과 온도의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고혈압이나 간염도 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소음인의 체질병증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경희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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