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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삼박사 칼럼

34.사상체질의 판정요소-- 소양인의 체질병증[서울일보.2011.05.18기고]이병삼원장

<서울일보05월18일자 신문기사 14면 pdf 파일로 보기>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소양인에게 오기 쉬운 체질병증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사상의학에서 소양인의 특징을 이야기 할 때 흔히 비대신소(脾大腎小)라고 합니다. 

즉, 비의 기능이 발달되어 있고 신의 기능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대신소라고 하여 다른 사람에 비하여 또는 자신의 다른 장기에 비하여 실질적으로 비가 크고 신의 크기가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한의학에서 오장에 속하는 비(脾)는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비장(脾臟)과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해부학적으로 실체가 있는 장기도 아니니 그 대소를 따지는 것은 애초에 불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비(脾)를 신체의 림프계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과도한 세포 사이의 간질액을 흡수하여 정맥으로 보내고, 각종 호르몬과 양분 및 노폐물을 전신으로 배달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림프계는 섭취한 수분과 흡수된 영양분을 전신으로 수송하고 분포시킨다는 한의학에서의 비(脾)의 개념과 가장 일치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 해도 비대(脾大)하다는 의미를 림프계의 실질적인 크기가 크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또한 비대신소의 의미는 소양인이 비의 기능이 좋아서 절대로 비와 관련된 질환이 오지 않는다거나, 반대로 신이 작아서 신과 관련한 병이 자주 올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소양인에 있어 비대신소라는 말은 오행(五行)으로 풀어서 설명하면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익히고 세분화시키는 화(火)의 기운이 강하고, 그와 상반되어 소화되고 남은 음식물을 외부로 배설시키는 수(水)의 기운이 약하다는 말입니다.

즉, 사상의학에서의 비(脾)는 불의 기운을 대표하여 음식물을 체내로 받아들이는 장기이며, 신(腎)은 물의 기운을 대표하여 섭취한 음식물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총칭하는 장기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양인의 대표적인 체질병증은 이러한 불의 기운이 너무 강하여 그로 인한 폐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지나친 화열의 기운은 몸의 생리적인 수분인 진액과 체액을 고갈시켜 변비가 악화되기 쉽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대변을 2-3일만 못 보아도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을 느낍니다. 

물론 더 오랫동안 대변을 못 보면 반드시 흉격 부위가 뜨거워지는 것을 호소합니다. 또한 소양인 특유의 타고난 성향과 감정도 변비의 악화에 한 몫을 합니다. 

실제로 깔끔한 소양인은 집이 아닌 외부에서 화장실의 사용에 대하여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여 여행을 가거나 환경이 바뀌면 대변의 배설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소양인에게 오기 쉬운 소갈(消渴)은 현대의학에서의 당뇨병을 포함하고 있으며 몸의 여러 부위에서 수분과 진액이 소진되고 부족한 증상이 오는 것입니다. 

가슴부위에 열감을 느끼며, 입이 자주 마르고, 식사 후에도 금방 배가 꺼지며 허기를 자주 느끼게 되며, 소변이 노랗거나 붉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또한 에너지의 중심이 상부로 몰려 있어 상대적으로 기의 분포가 적어 약하기 쉬운 비뇨생식기에 병이 오기 쉽습니다.  

실제로 인체의 하부기능의 약화로 인한 신장병, 요도염, 방광염과 성적인 에너지의 감소, 불임증, 상습적인 요통 등이 자주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병이 왔다고 하여 절대로 소양인이라고 진단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소양인이 체질병증을 극복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열이 편중된 인삼 홍삼 꿀 닭고기 파 마늘 생강 고추 밀가루 유제품 등을 피하고, 과도한 열을 끄면서 수분과 진액을 보충할 수 있는 알로에 브로콜리 상추 양배추 토마토 오이 감자 등을 즐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태음인의 체질병증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경희한의원장 이병삼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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