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아토피(Atopy)(강서양천신문 2006.9.11)

요즈음 공해와 주거 환경의 변화, 불안한 먹거리,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패턴의 변화 등에 의하여 다양한 연령층에서 아토피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병에 의한 육체적 고통은 물론 심한 경우에는 정신적으로 자폐, 우울증, 자살충동에까지 이르므로 그 폐해는 실로 엄청나다 하겠다.

아토피(Atopy)란 그리이스 말로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를 모르는" 이란 뜻이라고 한다. 그만큼 발병기전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는 난치병인 셈이다. 따라서 그 치료에 있어서도 증상에 대처하는 대증(對症)치료에 국한되고 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주로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를 통하여 가려움증과 이차감염의 억제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병증이 반복되면서 고용량와 다빈도로 처방이 되어지면서 만성적 성향을 띄면서 점점 더 악화일로에 빠지게 된다. 또한 그 예방과 치료에 제시되는 식이요법 또한 개인의 체질을 도외시한 체 주로 육류와 인스턴트를 피하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한방에서 특히 사상체질적 치료는 개인의 타고난 체질적인 편차와 병증을 모두 고려한다. 아토피는 한마디로 건조해서 생기는 병으로 규정할 수 있다. 건조하니 물을 찾기 위해 긁는 것이고, 긁어서 물을 찾고나면(피가 나거나, 짓무르거나) 시원하게 느낀다. 그러나, 체질별로 건조한 이유가 다르니 그 원인을 찾아서 증상에 맞는 한약의 복용과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을 잘 해나가야 치료에 이를 수 있다.

태양인은 직승(直乘)하는 기운이 강하고 수렴하는 기운이 약하여 진액(津液)이 모두 증발하여 건조하게 되고, 소양인은 체질적으로 편중된 지나친 화열(火熱)과 몸을 가만히 두지 않고 바쁘게 움직임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지나친 양기(陽氣)에 의하여 수분이 소모된다. 태음인은 음식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반면 움직이기 싫어하여 운동부족이 발생하고, 피부가 두꺼워 땀이 나지 않아 노폐물이 내부에 쌓여 발생한 잠열(潛熱)이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소음인은 약한 소화흡수로 인하여 기혈(氣血)이 부족하여 순환장애에 의하여 몸이 차게 되고, 기운히 하함되어 섭취하는 물의 양에 비하여 과도한 이뇨에 의하여 몸이 건조하게 된다.

이렇듯 체질별로 타고난 음양의 편중이 잘못된 섭생에 의하여 심화되어 병에 이르게 되는데 여기에 심적인 스트레스는 발병을 가중시킨다. 흔히 한방적으로 간화(肝火), 심화(心火)로 표현되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말에 "피가 마른다", "속이 탄다", "애간장이 녹는다", "노심초사(勞心焦思)" 라는 말이 있다. 비단 아토피의 원인만이 아닌 모든 병의 근원으로 지목할 수 있는 심리적 상태가 바로 무형의 불(火)인 것이다.

몸의 건조한 병적인 상태는 무형의 불에 의하여 더욱 악화일로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심신(心身) 양면에서 모두 중용(中庸)의 상태에 도달해야만 음양(陰陽)의 평형을 유지할 수 있고 비로소 기혈순환의 조화를 찾아서 건강의 항상성을 유지할수 있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누구나가 발병원인을 정확히 찾아 치료를 이룸으로써 비로소 아토피란 병명 자체를 바꿀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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