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ical Clinic

이병삼박사 칼럼

내 몸에 맞는것은 따로 있다[서울사랑.2010.6월 기고] 이병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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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암과 같은 위중한 병에 걸리게 되면 대개의 사람들은 특정 암에 좋다는 음식과 약물 및 치료법을 찾는데 혈안이 된다. 그러다보면 요행히 살아남았거나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정확히 맞는 방법이 적용되어 치료된 사람의 경험담을 접하게 된다. 문제는 그러한 방법을 적용하는데 있어 그 사람과 환자 본인의 차이에 대하여 아무런 고려가 없다는 것이다. 마치 그 사람이 사용한 방법만이 유일무이한 해결책인 것처럼 알고 맹목적으로 따르게 된다. 하지만 그와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고도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오히려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록 같은 병명으로 진단되었다 해도 그 병이 온 원인과 각자의 몸 상태가 사람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내 몸에 맞는 편식도 있다.

예로부터 우리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영양이나 건강적인 측면 모두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필자는 각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알고하는 편식을 권한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 중에서 성분이나 영양학적 측면에서 좋지 않은 음식은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음식을 먹고 나타나는 반응은 사람마다 각양각색이다. 방귀, 구토, 설사, 변비, 체기(滯氣), 트림, 신물, 속쓰림 등은 모두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반응이다. 따라서 그러한 음식은 피하면 된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전혀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나 빈도가 반응을 나타나게 하는 정도이하여서 그럴 뿐이다. 이렇게 음식으로 아무런 탈이 없는 사람들은 흔히 체질같은 것은 없다하고 당연히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낙숫물에 바위는 깨어지고, 가랑비에 옷이 젖고, 먼지도 쌓이면 무게를 만드는 것이다. 어쩌다 한번이야 괜찮겠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음식이 점차 많아지게 되면 한쪽으로의 극성(極性)을 띄게 된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병의 상태로 이동하게 된다. 여러 가지 음식이 섞이면 그나마 서로의 기운이 상쇄되므로 별 큰 탈이 없지만 체질과 몸의 상태와 맞지 않은 기운과 맛이 있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게 되면 반드시 병이 발생한다.

육류와 야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자

우리가 음식을 택하는 방식은 대개 평소에 추구하는 기호나 서양의 영양학적 관점이다. 무슨 음식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있어 어디에 좋다는 식이다.  TV에서 매주 방송되는 유명한 프로그램에서는 매주 몸에 좋다는 음식을 소개한다. 사실 여기에 등장하는 음식 중에서 색다른 것은 별로 없다. 수 천 년 동안 우리가 늘 먹어왔던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수년간 더 이어진다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음식이 다 등장할 것이다. 결국 어떠한 음식이라도 어디에는 좋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아무 음식이나 먹어도 될 텐데 왜 굳이 이러한 방송이 필요할까?

또한 많은 사람들이 현혹되기 쉬운 것이 연구결과이다. 물론 음식이나 약물에 대하여 우리는 끊임없이 과학적인 기법을 동원하여 연구를 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제한된 조건에서 시행되며 때로는 정반대의 연구결과가 나올 때는 어찌해야하는가? 커피에 대하여도 한쪽에서는 적당히 마시면 고혈압, 천식, 심장병의 예방에 좋다고 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카페인의 과도한 이뇨작용에 의한 온갖 부작용을 주장한다. 과연 누구의 말을 믿어야하나? 그리고 그 “적당히”라는 기준은 누가 정해주며, 누구에게나 통하는 기준일까? 커피라는 대상은 하나이지만 단지 그것을 마시는 사람에 따라 다를 뿐이다.

이제까지의 연구들은 특정 물질을 분리하고 그것에 대한 효능과 효과를 검증하려는 노력에만 치중하였다. 이제라도 그러한 물질들이 각자의 몸에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칼슘이 우리 몸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우유에 칼슘이 아무리 많이 들어있으면 무엇하랴? 그것을 먹고 소화시킬 수 없다면 무용지물(無用之物)에 불과하다. 아니 그것을 분해해내는데 오히려 정기를 소모하여 몸에 더 해가 될 수도 있다.

흔히들 생각하듯 육류는 무조건 우리 몸에 나쁘고 야채나 과일은 모두 다 좋을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육류 중에도 각자에게 필요한 것이 있고 야채나 과일 중에도 해로운 것이 있다. 음식도 그러한데 하물며 약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지금부터라도 음식과 약물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들이 각자의 체질과 병증에 맞게 올바로 쓰임 받을 때 진정 우리의 건강과 행복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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